지방자치 왜 해야 하는가?

2013.07.17 20:38

conts 조회 수:6842

지방자치 왜 해야 하는가?

- 지방자치 그 네 개의 기둥 -

 

<본 내용은 사회디자인연구소의 글을 발췌하였습니다>

 

지방자치가 과연 민주주의를 보장할까? 지방자치 하면 민주주의가 되느냐? 제 대답은 ‘아니다’ 입니다. 꼭 그렇지 않다. 나아질 수는 있지만 보장하지는 않는다입니다.

 

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의 연도별 입건 추이를 보면, 국가공무원은 큰 변화가 없우나 지방공무원은 급격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치가 강화될수록 지방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심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민선 1기 2기 3기 4기의 단체장들이 입건 추이를 보면, 민선 4기인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에는 자그마치 48.4%가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럼 다시 묻겠습니다. 우리가 지방자치를 하면 민주성이 강화되고 효율적인 행정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느냐? 보장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 왜 당신은 무엇 때문에 지방분권을 이야기하느냐? 민주성을 보장하지도 않고 효율성을 보장하지도 않는데 왜 지방자치하자고 떠들고 다니느냐? 이렇게 물으실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지방자치를 하자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입장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능론적인 입장입니다. 중앙집권보다는 그나마 낫고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입니다. 중앙집권이라고 해서 민주성과 효율성을 보장하느냐? 역시 보장 못하죠. 우리가 중앙집권 하에서 얼마나 고생을 하고 인권이 얼마나 말살이 되었었나요? 중앙집권 체제도 마찬가지란 말이죠. 그래도 계산해보면 지방자치와 분권이 조금 더 낫지 않겠느냐? 이런 논리를 가지신 분들이 우리 사회에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저는 기능론자라 부릅니다.

 

두 번째 입장은 규범론입니다. 따지지 말고 무조건 하자. 왜? 이유가 뭐냐? 권력이라는 것은 국민 가까이 갖다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 주민 가까이 갖다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일단 국민과 주민이 쉽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주자. 그런 다음, 민주주의도 안 되고 효율성도 엉망이 되면 어떻게 할 거냐? 그건 그때 가서 방안을 강구하자. 이런 입장입니다. 중앙집권도 지방분권도 둘 다 민주주의와 효율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선택을 할 때의 기본원칙이 무엇이 되어야 합니까? 권력을 주민들에게 주자! 이것이 기본원칙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지방분권, 지방자치를 하자. 이것이 규범론입니다.

 

제 경우는 기능론 쪽에 발을 좀 담그고 있기는 하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규범론에 가깝습니다. 권력을 주민한테 돌려 주는 게 기본이니까 일단 그렇게 하자. 이렇게 주장하죠. 가져다 주면 민주화되고 효율화되느냐? 그건 다른 문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권력을 주민에게 가져다 주면서 이것이 잘 작동해서 민주성을 높이도록, 또 효율성을 높이도록 디자인해야 된다. 이 디자인을 잘못하면 중앙집권보다 더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입니다.

 

기능론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지방자치를 해서 단체장이 구속하고 공무원들의 비리가 늘어나고 그 다음에 민주성이 훼손되고 하면 뒤로 빠져버립니다. ‘지방자치 해봤더니 엉망이야.’ 이래요. 저 같이 규범론 입장의 생각이 강한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문제가 어디서 생겼는가를 따져가고 그걸 고치자는 생각을 하죠.

결국은 선택의 영역입니다. 선택의 영역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됩니다.

농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교회 장로가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다 잡혀갔어요. 경찰이 질책했습니다. ‘장로님께서 이러시면 됩니까? 예수 믿는 분이 이러시는 거 아니에요?’ 이러니까 옆에 있던 그 장로의 친구 왈 ‘당신이 몰라서 그렇지 이 친구가 예수 안 믿었으면 몇 사람 죽였을 사람이야.’ "이러는 겁니다. 진짜 그럴 수 있지요. 말이 됩니다.

 

이런 건 과학적 논쟁이 안 되는 겁니다. 선택의 문제. 지방분권,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백 번을 논쟁해도 반대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반대하고 하자는 사람은 그래도 하는 게 낫다는 얘기를 합니다. 양쪽 다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인 논쟁은 안 되는 거죠.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선택할 때 그 기준은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권력은 원래 주민 또는 국민이 가져야 된다는 원칙입니다.

 

지방자치 그 네 개의 기둥

 

그런데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느냐? 아닙니다. 아니니까 앞으로 잘해보자는 거죠. 그럼 뭐가 잘못되었는가?

지방자치가 잘 되려면 기둥 네 개가 바로 서야 합니다. 우리가 집을 지으려고 해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서까래가 튼튼하고 기둥이 튼튼해야 집이 튼튼하고 오래 갑니다.

 

첫째 기둥은 자치권, 자치사무의 적절한 배분입니다. 권한이 주어져야 되고 돈도 좀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 되겠죠. 그래야 자치를 하지 않습니까? 막 주는 것이 아니라 줄 건 주고 안 줄 건 안 주고 해야죠.

안 줄 것을 주면 안 됩니다.

 

두 번째 기둥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방정부의 자율성입니다. 지방정부. 단체장과 의회로 구성되는 지방정부가 지역사회의 특정이해관계 세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자기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됩니다. 특수한 이해관계 집단에게 묶여있다면 처음에 언급 드린 영화 ‘미시시피 버닝’ 같이 되어 버립니다. 울산시가 현대에 묶이고 포항시가 포스코에 묶여 있다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세 번째는 경영능력, 혁신능력입니다. 세상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가려면 보는 눈도 있어야 되고 비전을 설정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됩니다. 누가? 자치단체장이나 의원만을 이야기 드리는 게 아니라 지방정부 전체가 그래야 한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주민의 참여와 감시입니다. 주민이 참여해서 지방정부를 견제할 수 있어야 되고 지방정부에 기여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이 네 개의 기둥이 바로 설 때 그 위에 올바른 지방자치의 집을 지을 수가 있습니다. 그럼 이 각각의 기둥에 대해 자세히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 본 기사는 2013년 5월 25일 동아시아미래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강연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원문과는 다소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출처/전문보기 : 사회디자인연구소 : http://www.socialdesign.kr/news/articleView.html?idxno=6786 >